안녕하세요, 님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낰낰이 2주간의 방학 후 다시 돌아왔어요. 🤗

낰낰은 이번주부터 여러분의 피드백을 반영해 보다 다채로운 내용을 전달해드리고자 해요. 그래서 이번 레터에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낭만과 영감은 놓칠 수 없는 분'들을 위해 준비한 새로운 코너, 바로 <매거진 한 쪽>을 보내드려요. 따끈따끈한 디자인 뉴스부터 주목할 만한 가구와 공간까지, 다양한 내용을 매거진의 한 쪽 분량으로 즐기실 수 있게 직접 큐레이션 했답니다. 그리고 다음주에는 업그레이드 된 <랜선 집들이>가 발행될 예정이니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 오늘의 매거진 한 쪽 요약 🗞️

 👀 따끈따끈한 새 소식 

스투시와 아티산 프로젝트(Artisan Project)가 3년 만에 다시 만났어요. 바로 스투시의 티셔츠를 업사이클링해 만든 부쉐릿(Boucherouite) 러그의 두 번째 컬렉션을 위해서였죠. 부쉐릿 러그는 모로코식 러그의 일종으로 헌 옷, 천 조각 등 다양한 소재를 혼합해 만들어요. 그리고 전통적으로 시골 마을에서 수작업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현지 경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해요. 이번 프로젝트에서 파트너십을 맺은 인력 또한 약 20명의 여성 직조공이 활동하고 있는 비정부 협동조합이라고 해요.

스투시는 1980년대부터 티셔츠 제조 과정에서 하자가 있어 판매하지 못한 엄청난 양의 제품을 쌓아두고 있었다고 해요. 그래서 이번 컬렉션을 통해 제조과정의 불완전성, 원단 폐기 문제 를 극복해 재료가 순환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고자 했어요. 러그를 만들기 위해서는 티셔츠의 너비를 2인치 정도로 길게 자르고 그 조각끼리 묶는 과정을 거쳐요. 그리고 울 실과 티셔츠의 조각을 한줄기씩 엮어 정교하게 완성하죠. 오직 직조기, 가위 한 쌍과 빗을 사용해 제작한 진정한 의미의 핸드메이드 러그라고 할 수 있어요.

스투시와의 두 번째 러그 컬렉션은 니나 모하메드(Nina Mohammad)와 그녀의 아티산 프로젝트가 전통적인 러그, 예술, 그리고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어요. 천연 염료로 염색해 선명하고 색상은 야생의 꽃밭을 연상시키고, 복잡한 선은 이리저리 얽혀있는 이파리를 닮았죠. 발매 당시 북미, 유럽, 일본, 한국에서 판매되었으나 아쉽게도 현재는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확인이 어려워요. 하지만 아티산 프로젝트에서 더 많은 부쉐릿 러그를 확인할 수 있어요.

진정한 모로코 러그를 찾아 떠나는 직구 여행

아누(the anou)는 모로코의 장인들이 만든 핸드메이드 러그, 쿠션 등을 판매하는 중개 사이트에요.

공정 무역으로 거래하더라도 장인들은 판매가의 약 20%만을 수익으로 가져갈 수 있어요. 하지만 아누에서는 장인의 수익이 판매가의 80%이고, 나머지 20% 또한 협동조합에 환원한다고 해요. 특히 아누는 모로코 전역에서 활동하는 장인을 직접 선발해 기술 개발에 도움을 주어 안정적으로 수익 활동을 할 수 있게 하죠.

웹사이트에서는 바로 주문이 가능한 제품과 맞춤 제작이 가능한 제품을 모두 판매해요. 저처럼 모로코 장인이 만든 진정한 핸드메이드 러그를 찾고 계신 분들에게 추천해 드려요. 제품도 좋은데 공정 과정도 착하니 아누에서 구매하면 일석이조일수도...! 한국 포함 전 세계로 배송이 가능하다고 하니 아누 웹사이트에서 장인들의 창의적인 작품들을 만나보세요.

 👨🏻‍🎨 오늘의 디자이너 

‘빛의 시인’으로 알려진 잉고 마우러 (Ingo Maurer)는 50년 넘게 혁신적인 조명을 선보였던 독보적인 디자이너였어요. 그의 오랜 친구였던 페이퍼 매거진의 창립자, 킴 하스트레이터는 그가 '마치 조명에 마술을 부리는 것처럼 기술을 사용한다'라고 말할 만큼 새로운 기술과 소재에 항상 관심이 많았다고 해요. 그래서 최초의 탁상용 LED 램프인 'EL.E.DEE'를 만들기도 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우러는 백열전구가 가진 색감과 감성에 매료되어 이후에도 백열전구로 많은 작품을 만들었어요.

잉고 마우러의 대표작 중 'Bulb'는 그가 팝 문화에 영향을 받아 1966년 처음 제작한 조명으로, 큰 전구 안에 작은 전구가 들어있는 디자인이에요. 출시될 당시 허먼 밀러의 대표 디자이너였던 찰스 임스가 극찬을 했다고도 알려져있죠. 2년 뒤 해당 제품은 뉴욕 현대 미술관 컬렉션의 일부가 될 만큼 조명 디자이너로서 잉고 마우러는 그 시작부터 매우 화려했어요. 이후 그의 시그니처 램프 디자인이라고 불리는 ‘Lucellino’ 컬렉션을 선보이며 천사의 날개가 달린 전구를 통해 빛의 아름다움을 표현했죠.

잉고 마우러가 MoMA에서 전시했을 때, 관객들이 빛을 바라보면 작은 하트 모양이 겹쳐 보이도록 하는 3D 종이 안경을 나눠줬었다고 해요. 그의 유쾌함과 따뜻함이 작품 밖에서도 드러나는 대목이에요. 그는 2019년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와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함께한 팀원들이 브랜드 잉고 마우러를 운영하고 있어요. 잉고 마우러의 제품은 여전히 수작업으로 생산되고 있는 제품이니, 국내 편집샵에서 또는 직구로 구매할 수 있답니다.

잉고 마우러의 근황: 2024 밀라노 디자인 위크

올해 4월 밀라노에서 열린 디자인 위크 (Milan Design week)에서 잉고 마우러는 '플로우에어(FlOWAIR)'라는 주제로 야외 설치 미술을 선보였어요.

잉고 마우러는 전시를 통해 공기의 흐름을 시각화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그 빛의 장관을 낮과 밤 모든 시간대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했어요. 그래서 전시 기간 동안 낮에는 바람을 따라 하늘거리는 햐안 빛을 내다가 밤에는 알록달록한 빛으로 바뀌었죠. 10미터 규모의 커다란 조명이 바람의 움직임에 따라 빛이 바뀌는 방식으로 공기가 움직이는 모습을 아름답게 표현했어요.

잉고 마우러는 상상하거나 이해할 수 없는 요소를 시각화하는 것을 즐겼다고 해요. 그리고 전시에서는 그 장소만의 특징을 담아 공간을 구성했어요. 그래서 이번 전시에서는 야외 도시 경관이라는 장소의 특징을 담아내고 공기의 흐름이라는 보이지 않는 요소를 시각화했어요.

 🏡 오늘의 공간 

세계적인 인테리어 매거진을 이끄는 편집장의 인테리어는 어떤 모습일까요? 해미쉬 보울스 (Hamish Bowles)는 보그의 스타일 매거진을 이끌다 현재는 월드 오브 인테리어스의 편집장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1925년에 지어진 그의 아파트에는 세월에 걸맞는 빈티지 보물들이 가득해요. 오랜 시간 에디터로 일하면서 영감을 준 그림과 사진, 그리고 세계 각국을 여행하며 모은 작은 오브제들까지 보울스에겐 모두 소중한 것들이라 창고에 둘 수 없는 것들이죠. 그래서 보울스는 보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오히려 미니멀한 공간에 살고있는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저는 극한으로 제한되어 있는 미니멀한 공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미니멀은 굉장히 시크하고 세련되었다는 점에서 존경스럽기도 하죠. 하지만 그건 제가 공간을 대하는 방식과는 거리가 아주 멀어요. 지금 보시는 제 집처럼 말이죠.“

보울스의 맥시멀한 스타일은 집 안의 색상에서도 드러나는데요. 벽의 몰딩 디테일을 그대로 살리면서 그 위에 민트색을 사용하고 바닥에는 화려한 러그를 깔았어요. 지금의 인테리어가 탄생한 데에는 밀라노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그의 친구들이 많은 영향을 줬다고 해요. 집을 어떻게 꾸밀지 고민하던 그에게 친구들이 고전적인 이탈리아의 화려함을 녹여내는 것을 제안했고, 보울스는 조언을 반영해 르네상스 시대가 떠오르는 소파와 침대 프레임을 구매했어요. 이후 하나씩 그 취향이 입체적으로 담기며 이 세상에 단 하나 뿐인 보울스만의 아름다운 공간이 완성된 것이죠.

이것은 문인가 벽인가

보울스의 집에는 재미있는 디테일이 하나 있는데, 바로 문이에요. 실제 문 옆 벽에 가짜 문경첩과 문고리를 달고 문 페인팅을 칠했어요. 문 위치를 헷갈리게 만든 그 만의 위트였죠. 보울스의 집 인테리어를 도와주던 친구들이 그를 위해 생각해낸 아이디어였다고 해요.

워낙 정교하게 만들어진 문고리 때문에 그의 집에 손님이 놀러올 때면 가짜 문고리를 잡고 문을 열려는 일이 많다고 해요. 처음엔 친구들의 강한 추진력으로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디테일이 되었다고 하네요. 보울스처럼 집 안에 나만 아는 작은 위트를 더한다면 공간에 더 애정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요.

 🪑 오늘의 가구 

마치 녹아내리는 듯 파격적인 디자인의 캐비닛은 데위 반 데 클롬프(Dewi van de Klomp)의 소프트 캐비닛이에요. 소프트 캐비닛은 집 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료를 연구하던 중 탄생했는데요. 그 중에서도 주로 자동차 좌석 쿠션에 사용하는 충전재를 우연히 발견한 후 이 재료에 반해버렸다고 해요. 폼은 충전재로는 흔한 소재이지만 내구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폼만을 사용한 제품을 찾기는 어려워요. 그래서 반 데 클롬프는 소프트 캐비닛을 통해 플라스틱 폼이 사용될 수 있는 한계를 넓히고 싶었다고 말했어요.

폼으로 만든 반 데 클롬프의 가구 컬렉션은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선반으로 이루어져있어요. 선반 사이에는 책이나 잡지, 접시 등을 끼워 사용할 수 있는데 물건의 형태와 무게에 따라 선반의 모양이 변하는 재미가 있어요. 원하는 물건이 소프트 캐비닛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일부를 알맞게 잘라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해요. 이렇게 폼으로 만든 선반이 보기에 굉장히 위태로워 보이지만, 캐비닛이 크게 휘어질 뿐 넘어지지는 않는다고 해요.

반 데 클롬프는 그녀의 캐비닛을 “살아있는 선반”이라고 표현했어요. 모든 선반이 같은 방식으로 물건을 보관할 이유는 없기 때문에 소프트 캐비닛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물건을 보관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어요. 소프트 캐비닛 시리즈는 기능성 보다는 아름다운 책이나 접시를 극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디자인됐어요. 그래서 오히려 자랑하고 싶은 물건들을 위트있게 강조하기 위한 선반이죠.

폼의 매력에 빠진 또 다른 디자이너

폼이라는 재료에 매료된 또 다른 디자이너가 있었어요. 그의 이름은 바로 아일랜드의 디자이너 라이언 맥엘히니(Ryan Mcelhinney).

그는 디즈니에서 애니메이터로 활동하다 우연히 읽게 된 라이프스타일 잡지인 월페이퍼 매거진(Wallpaper Magazine)로 제품 디자이너로 진로를 바꾸게 됐어요. 그도 반 데 클롬프와 마찬가지로 흥미로운 재료를 찾아다니는 것을 즐겼다고 해요. 그렇게 발견한 폼으로 유연성을 강조한 너트 체어(Knot Chair)와 디 체어(D Chair)를 디자인했어요.

전 디즈니 애니메이터답게 두 작품 모두 그의 유쾌한 성격을 보여주죠. 디 체어는 앉으면 하트 모양으로 바뀌고 너트 체어는 마치 커다란 새둥지처럼 몸을 감싸는 통통 튀는 디자인이 특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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