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집들이의 주인공은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아덴이에요. 🚪

프로덕트 디자이너인 아덴은 아내 비비드와 반려견 머핀과 함께 살고 있는데요. 팬데믹이 시작되던 2020년 봄에 지금의 집을 처음 만났다고 해요. 이후 재택근무로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지구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으로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하지만 본격적으로 인테리어를 시작하려고 보니 비비드와 아덴의 취향이 서로 달랐다고 해요. 비비드는 포스트 모던과 미드 센추리 모던 디자인으로 좋아했지만, 아덴은 스칸디나비안과 미니멀한 디자인을 좋아했어요. 그래서 시간을 갖고 대화하고, 노력하고 서로 맞춰가며 지금의 공간을 만들 수 있었어요. 덕분에 블랙&화이트를 좋아하던 아덴은 이제 녹색과 노란색의 생동감 넘치는 조합을 좋아하는 사람이 되었어요. 이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지금의 공간을 만들어낸 것처럼, 아덴은 좋아하는 것을 천천히 탐색했을 때 비로소 본인의 선택에 자신감이 깃든다고 말했어요. 그렇게 만들어진 공간은 시간이 지나도 질리지 않고 오히려 애정이 쌓여 초월한 나만의 디자인이 되는 것이죠.

부부의 개성이 모두 담겨 세상에 단 하나뿐인 분위기를 가진 아덴의 집을 구경하러 떠나볼까요?

1. [ Flos ] Snoopy / 1,790,000원
2. [ Hem ] Boa / 3,050,000원
3. [ Herman Miller ] Airia Media Cabinet / 2,250,000원
4. [ Ring A Date ] Green / 200,000원
5. [ Herman Miller ] Wilkes Modular Armchair / 4,867,000원
6. [ Gustaf Westman ] Curvy Mirror / 3,590,000원
7. [ Approved by Fritz ] The Fritz Bed / 202,000원
8. [ Studio Mignone ] White or Cream - Bronze glass Tavolo Morbido / 7,530,000원
9. [ Rotganzen ] Bouncy / 1,850,000원

아덴이 가장 아끼는 아이템이라고 소개한 이 스툴은 로트간젠의 바운시에요. 바운시는 놀이터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어요. 로트간젠이 제품 중 가장 행복한 디자인이라고 말하는 바운시는 어린 시절 놀이터에서 점프하던 모습을 떠올리며 디자인되었다고 해요. 바운시는 아덴처럼 작은 공간의 포인트를 주는 사이드 테이블로 사용할 수 있고 스프링에 몸을 맡겨 놀 수 있는 의자로도 사용할 수 있어요. 총 네 가지의 색상 옵션이 있으며, 모두 파스텔 톤으로 어린 시절의 순수한 감성이 잘 담겨 있는 컬러예요.

마치 마시멜로 위에 얹혀 있는 듯 독특한 실루엣을 가진 이 커피 테이블은 스튜디오 미뇨네의 타볼로 모르비도에요. 스튜디오 미뇨네는 예술과 디자인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오브제와 가구를 선보이는 호주의 가구 브랜드예요. 스튜디오 미뇨네를 대표하는 가구인 타볼로 모르비도는 이탈리아어로 '부드러운 테이블'을 의미해요. 타볼로 모르비도의 귀여운 기둥은 다양한 색상 옵션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모든 색상이 조화를 이루는 멀티 컬러 옵션부터, 직접 기둥 색상과 상판 유리 색상을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옵션까지 다양해요.

타볼로 모르비도와 함께 동글동글 귀여운 감성을 더하는 이 소파는 허먼 밀러의 윌크스 모듈러 암체어에요. 모듈러 암체어는 영국 디자이너 레이 퀼크스(Ray Wilkes)의 1976년 작품이에요. 1986년 단종되었지만 36년 만에 허먼 밀러에서 재출시됐어요. 모듈러 암체어는 팔걸이와 소파 몸판을 손쉽게 분리할 수 있어서 훗날 모듈형 소파를 개발하는 데 영향을 준 디자인이에요. 그리고 일반적으로 소파에 사용되는 면이나 울 소재가 아닌 양면에 신축성이 있는 원단을 사용해 둥근 쿠션 모양을 구현했어요.

시크한 머핀의 취향도 맞춘 이 강아지 방석은 프리츠의 더 프리츠 베드에요. 프리츠는 미국 브랜드로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구조되었던 창립자의 강아지, 프리츠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해요. 프리츠는 반려견과 함께하는 생활이 좀 더 컬러풀하고 지속 가능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과감한 색감의 디자인과 환경을 생각한 공정을 고집해요. 그중에서도 더 프리츠 베드는 모두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제작되었고, 방수가 가능하며 스크래치에 매우 강한 제품이라고 하는데요. 커버는 원할 때 벗겨내 세탁하거나 다른 제품을 구매해 교체할 수 있어요.

1. [ 카바 라이프 ] 말미잘 사이드 테이블 / 200,000원
2. [ 페이퍼 컬렉티브 ] Three Shapes 포스터 / 54,900원
3. [ 로파 서울 ] [김영은작가 x LOFA SEOUL] Layered Furniture - H2 찬장 / 230,000원
4. [ 일광전구 ] SNOWMAN22 V2 SOLID Table 29CM Edition / 250,000원
5. [ 이케아 ] 뒤블링에 회전암체어, 셸링에 그린 / 249,000원
6. [ 오리고 ] 메모리폼 강아지 방석 토퍼 사운드오브스프링 / 149,000원

아덴이 본격적으로 인테리어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건 아내 비비드와 새로운 집으로 이사한 후였어요. 나의 취향을 발견하고 구현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타인의 취향을 함께 맞춰나가는 것은 더욱 어려워요. 아덴과 그의 아내가 모두 만족하는 지금의 공간을 만들기까지 대화하고 노력하는 오랜 시간을 가져야 했다는 이야기에서도 알 수 있어요.

내 취향을 담으면서도 타인의 취향을 받아들이는 것, 결국 또 다른 우리의 취향을 만들어 나가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에요. 마냥 타인의 취향에 맞춰줄 수도 있고, 내 취향만 관철하는 게 사실은 더 편한 방법일 수 있죠. 우리의 취향을 만들기 위해서는 더욱 경청하고 조심스럽게 단어를 고르고 이해하는, 지난한 과정을 겪어야 할 거예요. 하지만 눈앞에 닥친 불편한 상황을 모면하기만 한다면 결국 나의 세계는 점점 더 좁아져요.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더 확장될 나의 세계가 눈앞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낯설고 어려워 머뭇거리게 되는 선택이 있다면 오늘은 한번 용기 내 실천해 보는 건 어떨까요? 그런 마음을 응원하는 김경인 작가의 시 한 구절을 보내드리며 마칠게요.

올 여름은 생각 속에 내내 잠겨 있었다. 그동안 쓴 시들을 꺼내 읽어보려 했는데 용기가 생기지 않았다. 내가 알게 된 것은 시간이 지난다고 용기가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
올 가을의 가장 잘한 일은 생무화과를 처음 보고 처음으로 먹은 일. 상상보다 좋은 일이란 없고, 나쁜 일들은 넘치며, 상상을 넘어서는 맛은 없다는 사실.
그래도 어제 들은 가장 좋은 말은 비극은 운명을 넘어서려는 사람의 기록이라는 말씀. 운명에게는 눈이 없다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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