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집들이의 주인공은 베를린에 사는 마리안이에요. 🚪

마리안의 집은 정돈된 취향이 담백하게 담겨있는 차분함이 돋보이는 공간이에요. 특히 중성적인 분위기가 멋스럽게 느껴져요. 그녀의 집을 묵직하게 만들어주는 포인트 중 하나는 블랙 컬러예요. 소파, 테이블 다리, 식탁 의자, 서랍장 등 굵직한 가구들의 컬러를 블랙으로 맞추면서 밝게 마감된 공간에서도 멋스러움이 느껴져요. 여기에 더해 가구의 색은 무채색이나 우드톤으로 마감해 통일성을 주었죠.

하지만 마리안의 집이 마냥 진부하게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곳곳에 놓여있는 붉은 계열의 소품이 생기를 더해주기 때문이에요. 평소 붉은색의 포인트를 시도해 보고 싶었다면 마리안처럼 책, 포스터, 조명 등 작은 소품부터 시작해 보는 걸 추천해 드려요. 하나씩 색을 더해가면 과하지 않은, 나에게 적절한 감도를 금세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마리안이 공간에 색을 물들이는 방식 덕분에 밤이 어두워지면 더욱 매력적인 모습으로 변해요. 밝을 때는 몰랐던 조명이 빨강, 주황, 파랑 등 오묘한 색을 띄기 시작하기 때문이죠.

한번 쯤 꿈꿔본, 멋진 어른의 정돈된 라이프스타일이 실현된 마리안의 집으로 떠나볼까요?

1. [ Ferm Living ] Mirage Blanket / 200,000원
2. [ Knoll ] Cesca™ Chair - Side Chair / 1,700,000원
3. [ Qeeboo ] Oggian Kinotto Carpet M / 620,000원
4. [ Ikea ] Skojig Blue Mushroom Cloud Lamp / 빈티지 제품
5. [ Formel A ] Mellizo Sofabed Bouclé / 700,0000원
6. [ OUT ] Friedrich Mini Mirror / 390,000원
7. [ Ikea ] Hovet / 149,000원
8. [ Vitra ] Eames Fiberglass Chair / 1,490,000원
9. [ Nuanso ] Beni Ourain Lina / 500,000원

옥탑의 창문 구조와 딱 맞는 사이즈로 공간을 더욱 아늑하게 만들어주는 이 소파는 포멜 에이의 멜리조 소파베드에요. 포멜 에이는 신진 가구 디자이너와 건축가들과 협력해 디자인과 기능을 모두 갖춘 가구를 제작하는 브랜드에요. 이 멜리조 소파베드는 덴마크 디자이너 아만다 릴홀트의 작품으로, 특히 등받이의 독특한 패턴이 돋보이는 제품이죠. 아쉽게도 현재는 유럽 지역에서만 배송이 가능하다고 해요.

마치 숨겨진 공간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문모양의 이 거울은 아웃의 프리드리히 미니 미러에요. 건축 양식에서 영감을 받은 아치형 모양의 거울로, 아담한 사이즈 덕분에 벽에 걸거나 좁은 책장 위에 올려두기만 해도 공간에 멋진 포인트를 줄 수 있어요. 아웃은 개성 넘치는 공간을 위한 오브제를 창조하는 브랜드예요. 그래서 아기자기 색상과 모양의 디자인으로 집에 밝은 분위기를 더해주는 가구를 제작하고 있죠. 과감한 디자인보다는 디테일 속에 위트를 더한 제품을 찾고 계신다면 아웃의 가구를 추천드려요.

마리안의 집에 세련된 위트를 더해주는 이 러그는 바로 퀴부의 오기안 킨오토 카펫이에요. 선명한 패턴과 익살스러운 디자인의 오기안 카펫 시리즈는 악어, 곰, 팬서 등 동물을 모티프로한 다양한 모양이 있어요. 퀴부는 전통적인 디자인의 틀을 깨는 유머러스하고 독창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는 이탈리아 브랜드에요. 아웃도어용 대형 조명부터 작은 촛대까지 다양한 리빙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해요.

겨울을 맞이한 집을 더욱 따뜻한 분위기로 만들어주는 세련된 색감의 러그는 누앙소의 베니 우아라인 리나에요. 누앙소는 모로코의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마을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현지 장인들의 정성과 이야기가 담긴 작품을 소개하는 브랜드예요. 베니 우아라인 리나는 모로코 북동부의 산악 지역인 베니 우아라인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이 지역 특유의 전통 직조 방식과 디자인을 반영해 만들어졌다고 해요.

1. [ 무직타이거 ] 철푸덕랑 러그 2종 / 40,000원
2. [ 비모토리빙 ] Shadow mirror_black / 170,000원
3. [ 리튼 ] 민트퍼지 러그 (100x150) / 169,000원
4. [ 수오 ] 수오 홈즈 홈바형 생활발수 3인용 접이식 소파베드 / 299,000원
5. [ 노빅딜 ] Original Lamp_Andy's Room / 186,000원
6. [ 라이브워크 ] 리틀띵스 우븐 블랭킷 - vase / 68,000원

인센스에 불을 붙이고 마음에 드는 티코스터를 가져와 따뜻한 차가 담긴 머그컵 아래에 두는 것. 책장에 꽂혀있는 LP를 골라 조심스레 내려놓고 톤암을 조절하는 것. 마리안의 일상에는 이렇게 아주 작고 일상적인 물건을 다루는 장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어요.

시간이 쌓일수록 커지는 잡동사니의 세계는 평소에는 눈치채지 못하지만, 지치고 힘들 때 나를 지탱해 주는 힘이 되기도 해요. 이토록 사소한 잡동사니에는 그때의 감정과 시간, 함께했던 누군가의 모습이 담겨있기 때문이죠. 완벽하지 않아서 더 애틋한 여러분의 잡동사니와 그것에 담긴 이야기는 무엇인지 궁금해지네요. 오늘은 그런 마음이 담긴 서윤후 시인의 에세이 한 구절을 여러분께 소개하며 마무리할게요.

…
잡동사니의 세계에는 그런 미덕이 있다. 웃을 수 있고, 흐뭇한 얼굴을 하고선 소란을 고삐에 걸어 둔 채 멀리 침묵에게로 잠깐 다녀올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다. 이 다채로움을 지나는 나의 어둠은 본래 알록달록했을 것이라고 이상한 희망을 쥐게 만든다. 어둠을 분간하지 못하는 고난 속에서도 귀여운 장면은 사진으로 남기고, 발걸음을 멈춰 말을 걸고, 사물에게 저마다 나를 찾아온 이야기를 쥐여 준다. 어디선가 이들이 나를 돕고, 나도 이들을 풍경 속에 심어 주었다는 사실을 나눈다.
잡동사니의 세계에서 내가 살아가는 방식. 나와 전혀 다른 물질로 이루어진 잡화들과 하나의 이야기에 뒤섞이는 과정에서 나는 아주 맑고 기분 좋은 현기증을 느끼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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