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매거진 한 쪽 요약 🗞️

 👀 따끈따끈한 새 소식 

세계 최초로 이주를 주제로 한 박물관, 페닉스 이주 박물관(FENIX Museum of Migration)이 2025년 5월 개관을 앞두고 있어요. 페닉스 이주 박물관은 과거의 이주 경험과 현대의 글로벌화를 예술과 전시를 통해 조명하는 공간이에요. 특히 이 곳은 19세기에 수백만 명의 이주자들이 신대륙으로 향하기 위해 배를 타던 환적 창고가 있던 자리예요. 그래서 이곳에 세워진 이주 박물관에는 역사적 의미가 더욱 깊이 담겨있죠.

페닉스 이주 박물관의 또 다른 특징은 유럽에서 최초로 중국 건축 회사, MAD 아키텍츠가 공공 문화 건축물을 설계했다는 점이에요. 이는 유럽 내 공공기관이나 문화시설에서 중국 건축가의 디자인이 채택된 첫 사례로, 박물관이 추구하는 다양성과 포용의 철학이 공간 자체에 반영되었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어요. MAD 아키텍츠의 설립자 마 얀송(Ma Yansong)은, 이 곳의 가장 상징적인 공간인 '토네이도' 계단으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예측할 수 없는 이주의 여정을 표현했어요.

토네이도 계단은 두 개의 나선형 구조가 서로 꼬여 올라가는 형태로, 계단을 오를수록 시야가 끊임없이 바뀌며 마치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의 불확실한 여정을 체험하는 듯한 기분을 선사해요. 페닉스 이주 박물관은 이주를 단순한 역사적 사건이 아닌, 오늘날에도 계속되는 인간의 보편적 경험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다양한 전시를 통해 제공할 예정이라고 해요.

삶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면 무엇을 가장 먼저 챙겨야할까요? 페닉스 이주 박물관의 첫 번째 전시 패밀리 오브 마이그런츠(Family of Migrants)는 136명의 사진작가가 렌즈를 통해 이주의 다양한 순간을 포착한 전시예요. 짐을 꾸릴 새도 없이 떠나는 사람, 사랑하는 이를 배웅하는 가족, 낯선 땅에서 희망을 찾는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냈어요.

전시는 1955년 뉴욕 MoMA에서 열린 전설적인 사진 전시 패밀리 오브 맨(The Family of Man)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해요. 당시 세계 곳곳의 사진작가들이 사람들의 삶과 감정을 사진으로 기록해 인류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어요. 이주 과정에서 마주하는 사랑, 이별, 희망, 그리고 새로운 시작의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죠.

 👨🏻‍🎨 오늘의 디자이너 

의자의 거장, 한스 웨그너(Hans J. Wegner)는 덴마크 남부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어요. 구두 수선공의 아들로 자라면서 어린 시절부터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즐거움을 자연스럽게 익혔죠. 걸음마를 떼기도 전에 종이를 오리고 그림을 그렸다는 일화로 그가 얼마나 타고난 손재주를 가졌는지 알 수 있어요.

웨그너는 14살부터 목공 장인 H.F. 슈탈베르그 밑에서 견습 생활을 시작하면서 가구 디자인의 세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였어요. 그는 가구를 단순한 생활 도구가 아니라 사람과 공간을 연결하는 조형적 오브제로 바라봤어요. 그런 그의 철학이 빛을 발한 순간이 바로 1949년, 칼 한센 & 손(Carl Hansen & Søn)과의 협업에서 탄생한 위시본 체어(Wishbone Chair)였죠.

웨그너는 평생에 걸쳐 500개가 넘는 의자를 디자인했어요. 이 기록은 어느 디자이너도 따라잡지 못한 업적이죠. 웨그너는 소재의 본질과 실용성을 구현하는데 집중했고, 그 철학은 위시본 체어에서 잘 담겨있어요. 그래서 웨그너의 디자인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어요. 하지만 그의 작품은 완벽한 균형과 세심한 디테일 속에서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어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의자. 라운드 체어(The Round Chair)는 이런 찬사를 받으며 더 체어(The Chair)라는 별칭을 얻은 한스 웨그너(Hans J. Wegner)의 대표작이에요. 1949년, 웨그너는 오크와 호두나무 같은 고급 목재를 사용해 나무의 결과 촉감을 그대로 살린 디자인을 선보였어요. 라운드 체어는 화려한 장식 없이 의자 본연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디자인이에요.

이 의자의 또 다른 별명은 바로 케네디 의자에요. 1960년 미국 대통령 선거 TV 토론에서 존 F. 케네디와 리처드 닉슨이 마주 앉은 무대에 등장하며 전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았죠. 허리 통증을 완화하는 편안함과 세련된 이미지를 모두 갖춘 이 의자는 케네디가 직접 요청한 의자였다고 해요.

 🏡 오늘의 공간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 한가운데, 하얀 리본이 춤추듯 흐르는 듯한 이 건물은 바로 헤이다르 알리예프 센터(Heydar Aliyev Center)에요. 아제르바이잔의 세번째 대통령이었던 헤이다르 알리예프를 기리면서 아제르바이잔의 문화적 정체성을 표현하는 복합 문화공간이에요. 그래서 아제르바이잔의 역사적 문화를 자하 하디드의 건축 스타일로 풀어낸 점이 흥미로워요.

끊임없이 이어지는 유기적인 곡선은 아제르바이잔의 이슬람 건축에서 볼 수 있는 연속적인 아치와 장식 패턴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이에요. 센터가 위치한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는 오랫동안 소련식 모더니즘과 규격화된 건축의 영향을 받았어요. 그러나 독립 이후 아제르바이잔은 자국의 정체성을 반영한 건축과 도시 디자인을 추구하기 시작했고, 자하 하디드의 이번 프로젝트 또한 바쿠의 현대적 변화가 담겨있어요. 경계 없이 흘러가듯 연결된 곡선의 공간은 마치 거대한 예술 작품 속을 산책하는 기분을 선사해요.

특히 해가 지면 조명이 외벽을 따라 부드럽게 퍼져 건물 전체가 빛나는 조형물이 되어 바쿠의 밤을 한층 더 로맨틱하게 만들어줘요. 내부에는 공연장, 박물관, 도서관 등 다양한 문화 공간이 자리하고 있어요. 이 모든 공간은 중심 아트리움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사람들은 전시를 감상하고, 책을 읽고, 공연을 즐기며 하루를 온전히 문화 속에서 보낼 수 있죠. 헤이다르 알리예프 센터는 단순한 건축물을 넘어, 도시의 과거와 미래를 잇는 상징적인 문화 공간으로 자리잡았어요.

우주정거장을 떠오르게 하는 이 건물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나폴리의 기차역이에요. 나폴리 아프로골라 역은 전통적인 기차역의 딱딱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시원하게 뻗은 새하얀 외관과 유려한 곡선으로 여행객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아요. 자하 하디드는 이 역이 사람과 도시를 연결하는 다리처럼 보이기를 바랐고, 실제로 역의 구조는 그 철학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어요.

승객의 이동 경로를 분석해, 여행객이 자연스럽게 플랫폼을 찾을 수 있도록 다리 형태의 구조를 설계한 것이 특징이에요. 그리고 태양열 시스템을 도입해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넓은 유리창을 통해 햇빛이 가득 들어와 역 내부에서도 바깥 풍경을 감상할 수 있게 했어요.

 🪑 오늘의 가구 

건축가 프랭크 게리는 사무실 밖에 쌓여 있던 골판지 더미를 보고 엉뚱한 아이디어를 떠올렸어요. 건축 모형을 만들 때 쓰던 이 흔한 재료로 의자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었죠.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위글 체어(Wiggle Chair)예요. 60겹의 골판지를 겹겹이 쌓고 직각 방향으로 교차해 접착해서 가벼우면서도 견고한 가구를 만들어냈어요.

위글 체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산업화의 흐름 속에서 등장한 작품이에요. 전쟁 후 대량생산과 기계 문명의 발전은 빠르고 값싼 제품을 가능하게 했지만, 동시에 환경 문제라는 어두운 이면을 드러냈죠. 게리는 디자인의 윤리성과 지속 가능성을 고민하며, 일상적인 재료인 골판지를 새로운 해결책으로 떠올렸어요.

물론 골판지는 나무나 플라스틱만큼 견고하지 않고, 색상을 자유롭게 입힐 수도 없는 한계를 지녔어요. 하지만 게리는 얇은 골판지를 여러 겹으로 쌓아 성인의 체중도 거뜬히 지탱하는 구조를 완성했어요. 그래서 이 의자는 지속가능한 소재가 사용되었을 뿐 아니라 그러한 소재로 아이코닉한 디자인이 구현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요. 결국 위글 체어는 지속가능성을 향한 디자인의 시작점이자, 시대를 앞서간 혁신적 가구로 평가받고 있죠.

위글 체어(Wiggle Chair)의 성공 이후, 프랭크 게리는 디자인과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실험을 멈추지 않았어요. 골판지의 가능성을 확장하기 위해, 게리는 1979년 익스페리멘탈 엣지스 컬렉션을 선보였어요. 이 컬렉션은 산업 폐기물을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시킨 프로젝트였어요.

게리는 골판지가 시간에 따라 자연스럽게 마모되고 변화하는 모습을 작품의 일부로 만들었어요. 골판지는 사용과 함께 부드러운 촉감을 더해가며, 사용자의 시간과 경험을 기록하는 재료가 되죠. 익스페리멘탈 엣지스(Experimental Edges)는 가구가 단순한 생활용품을 넘어, 사용자와 관계를 맺고 함께 변화하는 예술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컬렉션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