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매거진 한 쪽 요약 🗞️

 👀 따끈따끈한 새 소식 

세계적인 가구 브랜드, 놀(Knoll)이 바우하우스 시대를 기리는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였어요. 바우하우스는 1919년 창립한 독일의 종합 예술 학교로 하나의 사조로 불릴 만큼 예술사에서 매우 중요한 곳이죠. 불필요한 장식이 가득했던 당시의 디자인을 비판하며 기능성과 간결함을 지향했어요. 그래서 바우하우스의 디자인은 실용성이 높은 철강과 플라스틱 같은 재료로 단순한 디자인을 구현해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에요.

이번 컬렉션은 마르셀 브로이어의 와실리 체어, 세스카 체어와 라치오 테이블 그리고 미스 반 데 로어의 엠알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어요. 마르셀 브로이어와 미스 반 데 로어가 바우하우스 디자인 연구소에 재직할 당시 디자인한 상징적인 제품을 재해석해 출시한다는 데 의의가 있죠. 특히 제품들이 처음 제작될 당시 프레임에 페인트가 칠해져 있었기 때문에, 이번 컬렉션에서 바우하우스의 시그니처 컬러를 프레임에 입힌 것은 당시 시대 정신을 구현하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해요.

이번 컬렉션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기존의 스틸 프레임에 레드, 블랙, 화이트 세 가지 컬러를 입힌 것인데요. 바우하우스 디자인에서 레드는 지각과 감정을 탐구하는 매체였고, 블랙은 형태에 우아함과 선명함을 나타내며, 흰색은 재료 본연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색이었다고 해요. 기존 스틸 제품과 달리 프레임에 색을 입히니 디자인의 선과 면적인 요소가 더욱 강조되어 모던한 분위기가 극대화되는 것 같아요. 여러분은 놀의 이번 컬렉션이 어떠신가요?

작년 서촌라운지에서는 서울 공공한옥 라운지의 개관을 기념해 독일의 바우하우스 가구와 한옥의 조화를 보여주는 '독일 바우하우스×전통 공예' 전시를 열었어요.

서촌라운지는 마르셀 브로이어(Marcel Breuer)의 세스카체어, 마르트 스탐(Mart Stam)의 켄딜레버 의자를 포함해 미스 반 데어 로에와 빌헬름 바겐펠트 등 바우하우스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새롭게 리모델링한 한옥 라운지에서 선보였어요. 낯선 두 키워드의 만남이었지만 바우하우스 디자인이 한옥에 무게감과 모던함을 극대화하며 이를 멋지게 해석했죠. 아쉽게도 서촌라운지의 ‘독일 바우하우스×전통 공예’ 전시는 올해 초 막을 내렸어요. 하지만 두 키워드의 만남으로 이렇게 공간에 깊이감을 더할 수 있었다는 좋은 선례로 간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오늘의 디자이너 

허먼밀러의 첫번째 디자인 디렉터, 조지 넬슨(George Nelson)은 로마에서 건축학을 공부하던 평범한 학생이었어요. 이후 유럽의 현대 건축가들을 인터뷰해 미국에서 출판하는 기회를 얻기도 했는데, 이때 세계 각국을 여행 다니며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해요. 넬슨의 수많은 아이디어 중 그의 인생을 바꾼 건 세계 최초의 모듈식 가구인 스토리지월(Storagewall)이었어요. 스토리지월은 1945년 라이프 잡지에 소개되었고 가구 업계에 큰 충격을 주었어요. 그리고 허먼밀러의 창립자인 더크 얀 드 프리(D.J. De Pree)는 이 기사를 보고 넬슨을 만나기 위해 곧바로 뉴욕으로 갔다고해요. 그렇게 조지 넬슨은 허먼밀러의 첫 디자인 디렉터가 되었죠.

조지 넬슨은 허먼밀러와 25년 넘게 협력하며 새로운 디자이너를 영입하고 로고를 제작하는 등 허먼밀러에 많은 업적을 남겼어요. 이외에도 넬슨은 자신의 이름을 딴 디자인 그룹, 조지 넬슨 앤 어소시에이츠(George Nelson & Associates)를 설립해 가구 디자이너와 건축가로서의 활동 범위도 함께 넓혀갔어요.

조지 넬슨은 가구란 인간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창의적인 디자인을 내놓기 이전에 디자인이 사람들의 생활 방식에 미칠 영향을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가구 디자인의 영향력을 모두 고려했다면 이후에는 대중의 취향에 맞추기 보다는 디자이너의 개성을 표출해야한다고 덧붙였어요. 그래서 허먼밀러의 제품은 대중의 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해줌과 동시에 개성이 넘치는 디자인으로 50년이 넘는 세월동안 사랑을 받았죠. 조지 넬슨의 대표작으로는 1956년 제작된 마시멜로 소파(Marshmallow Sofa)와 버블 램프(Bubble Lamp) 컬렉션이 있어요.

조지 넬슨 앤 어소시에이츠(George Nelson & Associates)는 허먼 밀러와 함께 가구 디자인을 하면서 동시에 건축 전공을 살려 건축 설계에 참여하기도 했어요. 조지 넬슨 앤 어소시에이츠(George Nelson & Associates)의 작품 중 하나였던 이 집은 조지 넬슨의 절친한 친구였던 제임스 커크 패트릭(James Kirkpatrick)의 집이에요.

조지 넬슨은 무려 4년간 커크 패트릭을 위한 집을 설계하고 인테리어도 직접 디자인했어요. 예를 들어 바우하우스 건축 양식이 돋보이는 유리의 외벽은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긴 복도를 지날 때 바깥 풍경을 모두 감상할 수 있게 설계되었죠.

현재는 새로운 주인을 만나 10년의 복원 작업을 거쳐 새로운 집으로 탄생했어요. 허먼 밀러의 빈티지를 오랫동안 수집해온 데이브 코너가 10년 전 커크 패트릭의 집을 구매해 조지 넬슨의 초창기 계획을 구현했어요. 덕분에 현대적인 디자인과 빈티지 가구가 조화를 이룬 상징적인 공간으로 남아있어요.

 🏡 오늘의 공간 

버킹엄 궁전의 동관(East Wing)이 175년 역사상 처음으로 지난 7일부터 대중들에게 개방됐어요. 버킹엄 궁전의 동관은 4년간의 복원 공사를 거쳐 올해 완공했어요. 모든 왕족이 발코니로 나와 환호하는 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장면 한번쯤 보셨을 거에요. 버킹엄 궁전의 동관이 바로 그러한 상징적인 행사가 진행되는 공간인데요. 그동안 대중에게 완전히 공개되지 않아 모두가 궁금해했던 공간 중 하나였죠.

동관은 빅토리아가 여왕의 가족이 늘어나면서 왕족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지어졌다고 해요. 그래서 발코니로 연결되는 방을 중심으로 수많은 호화로운 방이 감싸고 있는 구조가 특징이에요. 화려한 연꽃 샹들리에를 따라 방에 들어서면 중국 황실의 비단 벽걸이 등 3,500점에 달하는 다양한 예술 작품도 만나볼 수 있죠.

특히 동관에는 왕실의 초상화들이 복도를 따라 전시되어있어요. 시대에 따른 초상화의 변화를 살펴보자면 미술사도 엿볼 수 있어요. 버킹엄 궁전의 동관 투어 티켓은 로얄 컬렉션 트러스트(Royal Collection Trust) 웹사이트를 통해 구매가 가능해요. 대중들을 위한 투어는 7월11일부터 8월 31일까지만 개방한다고 해요. 이번 여름 영국 여행을 계획하신 분들은 투어를 신청해 방문해 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버킹엄 궁전을 탄생시킨 신고전주의 건축 양식은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초반까지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유행한 건축 양식이에요. 신고전주의가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양식을 중시하다보니 미학적으로나 구조적으로 시대를 초월하고 오래 지속될 수 있는 건축을 중시해요.

그리고 신고전주의 이전의 바로크 양식이 화려한 장식이 특징이었던 반면, 신고전주의는 절제된 미를 추구해요. 그래서 인위적인 장식보다는 거대한 기둥이나 단순한 형태의 지붕 등으로 간결한 선과 웅장한 스케일에 중심을 뒀어요. 대표적인 건축물로는 미국의 국회의사당, 백악관, 그리고 파리의 팡테옹이 있어요.

 🪑 오늘의 가구 

컴퓨터의 오류로 사진이 늘어나버린게 아닌가 싶은 이 벤치, 바로 라디 디자이너스(RADI Designers)의 휘핏 벤치(Whippet Bench)에요. 휘핏은 테리어 종과 그레이하운드 종이 교배된 품종으로, 단번에 호감을 살만큼 순한 외모가 특징이에요. 휘핏 벤치는 이 귀여운 개의 형태로부터 벤치의 형태를 유추해 디자인된 매우 실험적인 제품이에요. 누구나 좋아할 만한 이미지를 소재로, 그 형태를 횡으로 확장해 만든 조형미가 독보적이죠.

이 독보적인 벤치 디자인을 구현한 라디 디자이너스는 1992년 파리의 5명의 멤버(Laurent Massaloux, Oliver Sidet, Robert Stadler, Florence Doléac 그리고 Claudio Colucci)가 모여 결정된 그룹이에요. 각자 독립적으로 활동하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그룹으로 보여 작품활동을 했어요. 일상생활과 그 속의 제스처, 물건들이 모두 융합된 하나의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작품을 만들었어요. 2000년 파리의 Salon du Meuble에서 올해의 디자이너 상을 수상할 만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그룹이었지만, 현재는 더 이상 활동하지 않는다고 해요.

우리는 제도화된 기준으로 디자인을 판단하는 것이 익숙한 사회에서 살고 있어요. 이러한 측면에서 휘핏 벤치는 기능적인 측면에서 아주 편하거나 실용적이라고 할 수 없어요. 하지만 뛰어난 작품은 선입견을 깨고 또 다른 기준을 만들어 왔잖아요. 그래서 휘핏 벤치는 벤치를 개의 모습으로 은유한 시적인 디자인으로 이해할 수 있죠. 일상적인 두 단어를 작품의 언어로 재해석한 덕분에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예술적이었는가를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는 멋진 작품이에요.

(출처: 최경원, 『세상을 바꾼 디자인 명품 가구 40』, 도트북(2021), p254-261.)

핀란드 디자이너, 에로 아르니오(Eero Aarnio)의 대표 디자인 중 하나인 퍼피(Puppy)도 개의 형태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제품이에요. 2005년 에로 아르니오가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마지스(Magis)를 위해 만들었죠.

아르니오의 디자인은 선명한 색상을 사용한 재미있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담긴 것이 특징이에요. 풍부한 상상력으로 혁신적인 디자인을 선보인 아르니오의 영향력은 지금까지도 수많은 디자이너에게 영감이 되고 있어요.

그 중에서도 퍼피는 미니멀하고 모던한 디자인으로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요. 폴리에틸렌으로 제작되어 내구성도 뛰어나 아이들이 올라타며 놀아도 안전하고, 야외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