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집들이의 주인공은 베를린에 사는 미리암이에요. 🚪

미리암은 9년째 인테리어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어요. 미리암은 인테리어 외에도 책을 읽거나 빵을 굽는 등 본인의 취미를 컨텐츠로 만들 만큼 집에서 보내는 시간의 밀도가 굉장히 높은 편이에요. 그러다 보니 처음 만나는 공간임에도 낯섦보다는 포근함이 느껴져요. 미리암이 집에서 보낸 시간 만큼 따뜻한 손길이 구석구석 담겨 있기 때문이겠죠?

그런 그녀의 손길이 가장 많이 느껴지는 곳은 침실이에요. 패브릭을 좋아하는 미리암은 베개, 쿠션, 베딩, 스로우 등 한 침대 안에 다양한 패브릭 제품을 레이어링해 공간을 연출해요. 때로는 강렬한 오렌지와 올리브 컬러를 과감하게 매치하기도 하고, 때로는 베이지와 빛바랜 핑크 컬러를 매치해 단숨에 사랑스러운 분위기로 바꾸기도 해요. 정돈되지 않은 푹신한 침대와 그 옆으로 그녀가 사랑하는 책들이 쌓여있는 침실에서는 나른한 일요일 점심의 무드를 한 껏 느낄 수 있죠.

집에서 가장 바쁘고 행복한 집순이, 집돌이라면 공감할 미리암의 코지 하우스로 떠나볼까요?

1. [ Case Furniture ] Altura Step Stool / 546,000원
2. [ Mina Wright ] Ruff Lamp / 203,000원
3. [ UTIL ] Plié Sideboard / 1,080,000원
4. [ Swedish Ninja ] Zick Zack Black Small / 221,000원
5. [ The Poster Club ] The Line - Navy / 64,000원
6. [ Case Furniture ] Solid Table Light / 452,000원
7. [ &Tradition ] Bellevue AJ7 Arne Jacobsen 1929 / 1,021,700원
8. [ Muji ] 목제 체스트 4단ㆍ떡갈나무 / 549,000원
9. [ Pewos ] Time Travel Tower Cat Tree - Oatmeal / 414,000원

따뜻한 햇살이 가득한 마리암의 침실에 부드러운 곡선을 더해주는 이 사이드테이블은 케이스 퍼니처의 알투라 스텝 스툴이에요. 알투라 스텝 스툴은 두개의 스툴이 합쳐져 마치 계단을 연상시키는 모양을 가졌어요. 실제로 집안의 손이 닿지 않는 높은 곳에서 물건을 꺼낼 때 발판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제품이에요. 마리암은 스툴의 아랫부분에는 책을 수납하고, 윗부분에는 소중한 오브제를 올려 작은 장식장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마리암의 거실 선반에는 그녀의 취향이 가득 담긴 오브제들이 자리하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작지만 앙증맞은 실루엣이 돋보이는 이 램프는 미나 라이트의 러프 램프에요. 17세기 패션 아이템이었던 러프 칼라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디자인으로, 르네상스 의복의 화려한 프릴을 3D 프린팅 기술로 구현하고, 램프의 몸통은 미니멀하게 디자인해 현대적인 감각을 더했어요. 러프 램프의 부드러운 곡선과 따뜻한 아이보리 컬러의 조합 덕분에 거실에 포근하고 귀여운 무드가 한 층 강조되는 것 같아요.

군더더기 없는 깔끔함을 자랑하는 이 선반은 유틸의 플리에 사이드보드에요. 점점 좁아지는 도시의 주거 공간을 위해 탄생한 유틸은, 집 안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면서도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내구성이 뛰어난 가구를 디자인하고 있어요. 그 철학이 담긴 플리에 사이드보드는 가볍지만 견고한 알루미늄 소재로 제작됐어요. 다섯 가지 색상 옵션을 제공하고 있어 알루미늄 특유의 세련된 느낌을 컬러에 따라 부드러운 분위기로 연출할 수 있어요.

마리암의 고양이, 쉘도우가 머무는 이 캣타워는 퓨오스의 타임 트래블 캣 트리에요. 마리 고양이의 새침한 꼬리처럼 세련된 곡선과 어떤 공간에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내추럴한 컬러감이 특징이죠. 퓨오스의 캣타워는 2층의 심플한 구조를 가지고 있고, 반려동물과 환경을 생각해 모든 면이 친환경 소재로 제작된 제품이에요. 그리고 1층 안쪽에는 작은 스크래처 기둥이 숨겨져 있어 고양이가 아늑하게 스크래칭을 즐길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되어 있어요.

1. [ 엠하우스 ] 디자인1140 소파테이블 / 153,000원
2. [ 두잇 ] 올데이랙 미니 캣타워 선반 / 215,000원
3. [ 라움에스알 ] 이응 미니 원목 침대 협탁 / 248,000원
4. [ 뚜누 ] Mystical Forest Blue 포스터 / 21,900원
5. [ 까사미아 ] 카스텐 스퀘어테이블 / 65,000원
6. [ 에바솔로 ] 썬라이트 태양광 무선 테이블 조명 / 82,400원

내 앞에 놓인 것을 지키고 싶어서, 아니면 아직 갖지 못한 것이 간절해서 현재에 충실하지 못한 자신을 발견하게 될 때가 있어요. 예를 들어 눈앞에 장면을 간직하고 싶어서 카메라를 들었다가 결국 렌즈 속의 모습만 기억 속에 남았다던가, 풍요로운 일상을 보내기 위해 열심히 일을 했지만 결국 몸을 혹사하는 일상이 되어버렸다거나 하는 것들이죠. 내 의도와는 반대의 결과를 마주했을 때의 허탈하고 원망스러운 마음은 모두가 같을 거예요.

때로는 주객전도가 된 것처럼 보여도 무언가를 얻기 위해 자신을 잠시 내던지는 마음은 삶의 의지를 표현하는 또 다른 형태가 아닐까요. 충실히 사랑하기 위해 고독을 남김없이 곱씹기도 하고, 위로가 되기 위해 나의 슬픔은 제쳐두고 남아있던 친절함을 모두 쏟아붓는 것처럼요. ‘인과율’이란 어떤 일도 아무 인과 없이 생기는 일은 없다는 불교 용어라고 해요. 여러분이 만날 오늘 하루에는 어떤 마음이 원인이 되어 나의 삶에 한 장면으로 다가왔을까요. 오늘은 오은 시인의 시, '인과율'을 보내드리며 마무리할게요.

…
그는 어기기 위해 약속을 하는 사람

설거지를 하기 위해 밥을 안치는 사람
태어나기 위해 죽기로 마음먹은 사람
높은 자리에 오르기 위해 낮은 자리에 임하는 사람

내공을 쌓기 위해 욕먹는 사람
명성을 쌓기 위해 욕보는 사람

웃기 위해 섣불리 희극을 보는 사람
울기 위해 스스로 비극이 되는 사람
극이 되기 위해 기꺼이 삶을 선택한 사람

살기 위해 순순히 입을 여는 사람
살기 위해 꿋꿋이 입을 다무는 사람
살기 위해 묵묵히 입을 채우는 사람
어떻게든 입만이라도
살기 위해 입을 맞추는 사람, 모으는 사람

천군만마를 얻기 위해 천 번의 거짓말과 만 번의 고자질을 하는 사람
이런 파렴치한 사람을 고발하기 위해 십만 번 넘게 창문을 두드리는 사람

그 전에 이미
창문을 열기 위해 창문을 닫은 사람
소문을 퍼뜨리기 위해 창문을 여는 사람
소문이 새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창문을 닫아버리는 사람

여기를 잊지 않기 위해 여기를 등지기로 마음먹은 사람

그후에 벌써
받기 위해 무언가를 베푸는 사람
칭찬과 상과 돈을 받기 위해
선행과 재능과 호의를 베푸는 사람

절정에 오르기 위해 몸을 혹사시키는 사람
42,195명의 환호를 받기 위해 42.195km를 쉬지 않고 달리는 사람
힘이 되기 위해 힘을 다 써버리는 사람

극이 되기 위해 기꺼이 죽음에 선택된 사람
얼어붙기 위해 쓸쓸해지는 사람
녹아 흐르기 위해 얼음이 되는 사람

약속 하나를 하기 위해 약속 하나를 취소하는 사람

저 하나를 위해 이 하나를
잊는 사람, 버리는 사람, 잊어버리는 사람

소싯적에 했던 약속처럼 까마아득해지는 사람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처음부터 쓰기 시작하는 사람
또다시 마지막부터 기억을 지우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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