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매거진 한 쪽 요약 🗞️

 👀 따끈따끈한 새 소식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이 루브르 박물관의 대대적인 재건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어요. 이번 재건축은 유리 피라미드 외에 루브르 박물관을 대표할 만한 또 다른 상징적인 입구를 만든다는 점에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어요. 1989년에 I.M.Pei가 유리 피라미드(Pyramid Entrance)를 설계하면서 지하철역과 연결되는 카루젤(Carrousel du Louvre Entrance)을 개설한 후 약 35년만의 리노베이션이에요.

그동안 전 세계에서 루브르 박물관을 방문하는 관람객이 늘면서 관람 중 휴식 공간의 부족 문제, 식당 및 화장실 시설의 부족 문제, 낡은 간판으로 안내 혼선의 문제 등을 개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었죠. 이 외에도 유리 피라미드의 온실 효과로 인해 온도 조절이 어렵다는 문제까지 겹치면서, 루브르 박물관장은 동쪽 정면에 위치할 새로운 입구를 만들 것이라는 계획을 전달했어요.

모나리자는 새롭게 디자인된 전용 갤러리로 이전될 예정이며, 올해 상반기에 공모가 시작되어 연말에는 최종 설계안이 발표될 예정이에요. 2031년에 개관하는 것을 목표로, 새로운 입구를 건설하는 것 외에 내부 시설 정비까지 합해 약 7~8억 달러의 비용이 책정된 대규모 프로젝트인데요. 또 다른 역사로 남을 루브르 박물관의 새로운 모습은 어떨지,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제안할 설계안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네요!

혹시 루브르 박물관은 원래 왕궁의 모습이 아닌 요새였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12세기 잉글랜드 왕국과 대립 중이던 필리프 2세는 파리를 보호하기 위해 방어 요새를 지었고, 그 요새가 바로 초창기 루브르였어요. 중앙에는 군수품을 보관하는 던전과 함께 군사시설이 갖춰져 있던 곳이었죠.

그리고 14세기부터 샤를 5세가 루브르를 왕실 거처로 개조하기 시작했고, 이후 루이 13세와 14세가 루브르를 바로크 스타일로 대규모 확장하면서 점차 예술가와 학자들이 활동하는 공간이 되었어요. 그리고 마침내 18세기 프랑스 혁명 이후 왕실의 미술품을 대중에게 개방하기 위해 박물관으로 개조해 루브르 국립박물관이 공식 개관했어요.

 👨🏻‍🎨 오늘의 디자이너 

에토레 소트사스(Ettore Sottsass)의 디자인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Design Should Be Fun(디자인은 재밌어야 한다)’이라고 할 수 있어요. 기능성과 합리성을 중시하던 모더니즘에 반발해 등장했던 포스트모더니즘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중 한 명이죠. 소트사스는 빨강, 파랑, 노랑과 같은 원색을 대담하게 활용하거나, 라미네이트나 금속 등 다양한 소재를 사용하고, 단순한 도형을 조합하여 독창적인 기하학적 조형미를 구현한 것이 특징이에요.

그의 이러한 디자인 특징은 이탈리아의 사무 기기 제조사 올리베티(Olivetti)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출시한 발렌타인 포터블 타자기(1969)에서 뚜렷이 드러나는데요. 당시 타자기는 단조로운 색상의 무거운 제품이었지만, 소트사스는 선명한 빨강이 돋보이는 작고 가벼운 타자기를 제작했어요. 덕분에 사무실이 아닌 어떤 장소에서도 사용할 수 있었죠.

이후 그의 디자인 철학을 더욱 확장하기 위해 1980년 12월, 뜻이 맞는 디자이너들과 함께 멤피스 그룹(Memphis Group)을 만들었어요. 이들은 예측 불가능한 형태, 강렬한 색상, 저렴한 소재를 사용해 새로운 디자인 장르를 개척하며 기존의 틀을 깼어요. 당시엔 장난감 같다는 혹평을 받으며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했지만, 오늘날 디자인이 단순한 기능을 넘어 예술이자 감성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지며 재평가되고 있어요. 현재까지도 많은 브랜드가 멤피스의 철학을 반영한 개성 있는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어요.

칼레아도리오 책장(Carlton Bookcase)은 멤피스 그룹의 디자인 철학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디자인이에요. 마치 당장이라도 쏟아질 듯한 이 책장은 기울어진 선반을 따라 책을 보관할 수 있는 유쾌한 분위기가 가득 담겨있죠. 제품이 단순한 기능적 도구가 아닌 하나의 예술 작품이 될 수 있다는 멤피스 그룹의 철학이 드러나는 부분이에요.

이 책장이 특별한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재료에 있어요. 칼레아도리오 책장은 나무 조각을 분쇄한 가루를 압축해 만든 MDF를 사용하고, 주로 욕실 가구에 사용되던 라미네이트 마감 처리를 통해 다양한 색상을 구현했어요. 전통적인 고급 가구의 제작 방식에서 벗어나, 소재를 실험적으로 조합하여 소재 자체를 디자인의 일부로 활용했던 멤피스 그룹의 작업 방식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에요.

 🏡 오늘의 공간 

루마 타워(Luma Arles Tower)는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Frank Gehry)가 설계한 건축물로 반 고흐가 작품 활동을 한 것으로 유명한 프랑스 아를(Arles)에 위치해있어요. 프랭크 게리의 루마 타워는 실제로 반 고흐의 작품 ‘별이 빛나는 밤’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 속에서 소용돌이치는 하늘과 빛의 움직임을 건축적으로 해석해 탄생했어요.

건물의 외벽은 11,000개의 스테인리스 스틸 패널로 덮여 있어, 시간과 날씨에 따라 변하는 하늘의 모습이 패널에 그대로 반사되어 건물의 색감 또한 끊임없이 변화해요. 마치 암석을 연상시키는 건물의 불규칙한 형태는 작품 속 레 알피유(Les Alpilles) 산맥을 본 따 만들었는데요. 덕분에 도심 속에서도 자연의 웅장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랜드마크가 만들어졌어요.

또한 지역에서 나는 재료를 활용해 지역 경제에 도움을 주고자했던 건축가의 의도가 타워 내부에 고스란히 담겨 있기도 한데요. 타워 내부 일부 벽은 카마르그(Camargue) 소금 평원에서 채취한 소금으로 마감했어요. 소금이 녹는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해바라기 추출물을 섞어 보다 실험적인 소재를 보다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었죠. 또한, 건물 내 바(bar)의 음향 패널은 해바라기 줄기를, 화장실 타일은 해조류를 활용해 제작되었다고 해요.

LA의 한가운데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는 이 건물, 바로 프랭크 게리의 대표작 중 하나인 디즈니 콘서트홀이에요. 프랭크 게리는 자유로운 곡선과 유기적인 형태를 건축물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특징인데요. 이러한 그의 건축 스타일은 디즈니의 상징과 같은 무한한 상상력과 잘 어울렸죠. 마치 사람들을 환영하는 몸짓을 건축물에 담아내고 싶었던 개리는 바람에 휘날리는 천에서 영감을 받아 건물을 설계했어요.

하지만 디즈니 콘서트 홀은 기금 마련 문제와 게리를 반대하는 의견들로 인해 건설이 중단될 위기에 놓이기도 했어요. 그러나 1997년 그가 설계한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이 공개되면서 그의 작품에 대한 여론이 반전되었고, 이후 후원자들의 지원을 받아 공사가 다시 진행됐어요. 이렇게 16년의 긴 여정을 거쳐 완공된 디즈니 콘서트 홀은, 개관과 동시에 LA의 상징적인 건축물이 되었어요.

 🪑 오늘의 가구 

레드 & 블루 체어(Red and Blue Chair)는 데 스틸(De Stijl) 운동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현대 디자인사에서 매우 상징적인 작품이에요. 게릿 리트펠트(Gerrit Rietveld)가 디자인한 이 작품은 부드러운 곡선이나 하나의 덩어리로 이루어져 있던 기존의 의자와 달리, 단순한 직선과 면의 조합으로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이 특징이에요. 이와 더불어 빨강, 파랑, 노랑, 검정을 조합하여 몬드리안의 그림처럼 색상을 디자인의 요소로 적극적으로 활용했죠.

이러한 작품의 특징은 데 스틸(De Stijl)의 철학과 아주 맞닿아있는 것을 알 수 있어요. 1917년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직선과 직각만을 사용하는 ‘단순한 형태’, 빨강, 파랑, 노랑과 흑백만을 사용하는 ‘색상의 절대성’ 그리고 불필요한 장식을 제거하는 ‘기능적인 디자인’으로 설명할 수 있어요. 몬드리안의 작품에서 큰 영향을 받은 리트펠트는 데 스틸 운동의 핵심 인물로 새로운 모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했어요.

그는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레드 & 블루 체어를 통해 사람들이 신체적 편안함을 넘어 정신적 안정감을 느끼길 원했어요. 그리고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도시 재건을 위해 대량 생산이 가능하도록 단순한 조립방식을 적용해 설계했죠. 리트펠트의 디자인 철학으로 레드 & 블루 체어는 단순한 생활 도구가 아닌 시대적, 사회적 변화를 반영한 하나의 상징적인 철학적 오브제로 역사 속에 기록되었어요.

적청의자를 꼭 빼닮은 이 건물은 게릿 리트펠드의 리트펠트 슈뢰더 하우스(Rietveld Schröder House)에요. 리트펠트가 1924년 완공한 슈뢰더 하우스는 당시 다른 주택과 비교하면 거의 100년을 앞선 미래적인 디자인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전통적인 건축 개념에서 벗어난 설계로 이루어져있어요.

일반적인 네덜란드 주택은 방 구조가 고정되어 있고 방의 목적이 뚜렷했어요. 하지만 슈뢰더 하우스는 1층에 미닫이 벽을 세워 유동적으로 공간을 변형시킬 수 있어요. 그래서 필요에 따라 하나의 넓은 공간이 여러 개의 작은 방으로 나뉠 수 있죠. 당시 관점에서는 너무 급진적인 설계라 공식 건축 허가를 받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해요. 현재는 위트레흐트 센트럴 박물관(Centraal Museum)의 관리하에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어요.